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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루해지루해 죽을 것 같다고 오후 두 시의 태양이 갑자기 떠나버렸다. 나는 아직 권총을 구하지 못했고, 권총 구입이라는 네이버 검색어에서 묻혀온 바이러스는 온 몸에 물집을 만들더니 풍선처럼 가벼워져서 펑펑 터졌다. 두 시가 없어도 그랬다. 쫌 제발, 잘못 살아서 미안하다는 말 따위 하지 마. 지겨워, 저 나무와 망할 꽃 이야기도 이제 쫌 쫌 쫌. 지겨우면 다 떠나는 거야.
평화는 평화롭지 않잖아. 벼랑이 없는 평화 속에서는 맨드라미도 피지 않는다는 거 알잖아. 누군가 평화로웠다면 그것은 불안했기 때문이야. 평화는 곧 끝장날 때만 평화로운 거잖아. 내 몸에 새겨진 당신을 오려내면 당신보다 많은 내가 잘려나가 두 시의 태양이 없이도 저녁은 오지. 태양을 물고 사라진 계절에 대해, 당신이 적선하듯 던져주었던 오후 두 시의 태양에 대해, 이름을 잊은 퍼즐조각
나는 영원히 맞춰지지 않는 그림자의 저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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